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SBS 스페셜] '요한・씨돌・용현', 세 가지의 이름을 가진 한 남자의 인생
    교양있는 SBS 2019. 6. 14. 15:14

     

    강원도 정선의 봉화치 마을에서 
    한 평생을 살아온 배옥희 할머니, 
    그녀에게는 살면서 잊지 못할 한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불의를 참지 않는, 
    모두가 받으려 할 때 주는 사람이었던,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는 세상에서 
    잊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던 사람.

    그 사람은 바로 
    할머니의 30년 절친이었던 김씨돌 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우리는, 
    그를 한 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천진난만하고, 마치 순수한 어린아이를 보는 듯한 
    활기찬 모습의 지난 2012년. 

     

    https://tv.kakao.com/v/399238795

    자연인이었던 그는 ‘저절로 농법’으로 
    자연의 순리를 따라  직접 농작물을 재배해 
    종묘 가게에서 물물교환을 했고, 

     

    모든 자연과 동물의 친구였습니다. 
    그의 자연 사랑은 각별하고도 유별났습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은 
    자취를 감춰버린 김씨돌 씨. 
    그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새들의 지저귐도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어떻게, 왜, 떠나야만 했을까요?

     

    봉화치의 자연을 아끼고 사랑했던 씨돌 아저씨

    그는 직접 재배한 채소를 
    서울의 한 시민단체에 여러 번 보냈었는데요, 

    그가 사라지기 전, 
    직원들은 그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봉화치의 집과 땅을 기부하려고 했던 씨돌 씨,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이 이곳에 없을 경우 
    그를 대신해 누군가 봉화치의 자연을 지켜주길 바랐던 겁니다.

    땅을 기부받은 선례가 없던 시민단체는 
    그의 뜻을 고사할 수밖에 없었고, 
    그 후 봉화치에는 빈집만 남았습니다.

    .
    .
    .

    때는 1987년 12월, 
    군 복무 중이던 아들이 기합을 받다 
    쓰러져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들 정연관 상병의 사망 직후, 
    가족들에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보안사 요원들이 정 상병 가족의 집 주변에 머물러 
    심한 경계를 하는 가운데, 
    한 청년이 몰래 담을 넘어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정 상병이 하늘로 간 ‘진짜’ 이유를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1987년은 전두환 독재 정권이 끝나고 
    시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은 역사적인 해입니다.
    군대에서는 최초로 부재자 투표가 실시됐는데요, 

    정연관 상병이 사망한 이유가 바로 대통령 선거, 
    부재자 투표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정 상병의 가족을 
    도와준 건 바로 담을 넘은 청년, 요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해야 할지 그는 잘 알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요한은, 정 상병 외에 
    당시 민주화 운동을 이끌던 청년들의 가족을 
    위해서도 열심히 움직였습니다.

     

    도대체 '요한'은 누구이며, 
    그는 어디에서 온 걸까요?

     

    청년들의 비통한 죽음 앞에 
    전국의 시민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모두가 함께 뜨거웠으며, 그래서 더욱 아프고, 
    때로는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그때, 

     

    요한도 그 거리에 있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얻어낸 값진 민주주의, 
    하지만 그 해 연말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집니다. 

     

    요한의 사진 속에서도 
    '민정당 부정선거 사례'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그는 세상에 무엇을 널리 알리고 싶었던 걸까요? 

     

    부정 선거를 발표했지만 사회적인 사람들의 인식은 
    이미 패배감을 느끼고 있던 상태. 
    요한은 끝까지 등불을 밝히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등불은, 횃불로 번져 나가지 못했습니다. 

     

    정연관 상병의 사망 1년 후, 
    국회에서는 특별 위원회가 열립니다.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이 없었는지, 
    국회 차원에서 조사한 자리입니다. 
    정연관 상병의 의문사 사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엔, 
    정 상병의 가족과 함께 
    요한이 함께 있었습니다.

     

    최초의 군 의문사 사건, 
    하지만 진상 규명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당이던 민정당 국회의원들이 사건의 초점을 흐리는 질문들을 
    연달아 요한에게 던졌고, 그를 좌파・빨갱이・종북으로 몰아갔습니다.

     

     

    그리고, 시대는 3당 합당으로 인해 
    정연관 상병의 의문사 진상 규명은 결론을 맺지 못하게 됩니다. 


    정 상병의 비통한 죽음은
    17년이라는 세월을 보낸 후에야 
    풀어줄 수가 있었습니다.

     

    2004년 7월, 
    요한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실이 
    드디어 횃불이 되어 밝혀졌습니다.

     


    그 후 요한은, 정 상병의 어머니에게 
    짧은 인사를 건네고 사라졌습니다.

    .
    .
    .

    1995년 6월, 
    사망자 502명, 부상자는 900명이 넘었습니다.
    사상 최악의 인재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생명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모인 
    평범한 시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씨돌 씨는, 그 현장에 함께 있었습니다.

     

    사고 발생 나흘째, 그가 생존자를 구조했지만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둡니다.
    나이는 겨우 스물둘이었습니다. 

     

    씨돌 아저씨는 사고 희생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언론사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재난 구조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씨돌 씨의 호소에 
    당시 서울소방본부장이 대책 마련을 약속하는 답장을 
    직접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삼풍백화점 참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애썼던 
    자연인 씨돌은,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의 지팡이이자 방패가 돼 주었으며,
    정연관 상병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낸 청년,

    요한이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봄, 
    우리는 마침내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용현',

    그의 말 하지 못했던 비밀은 16일 일요일 2부 방송에
    풀어집니다.

     

     

     

    https://programs.sbs.co.kr/culture/sbsspecial/vods/53591

     

    SBS 스페셜

    매주 일요일 밤 11시 5분

    programs.sbs.co.kr

     

Designed by SBSNOW Tistory.